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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가는 안동 예끼마을·선성수상길 여행 명소 (수몰마을, 부교, 힐링산책)

by nyammi9 2026. 5. 8.

안동 예끼마을 입구
안동 예끼마을 입구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예끼마을을 그냥 "벽화 예쁜 동네" 정도로 생각하고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골목 한편에서 담벼락에 그려진 옛 마을 지도 앞에 한참을 서 있는 노신사를 봤을 때, 이곳이 단순한 포토스폿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안동 도산면의 예끼마을과 선성수상길은, 경치보다 '이야기'를 품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1. 수몰마을의 화려한 부활, 예끼마을의 속사정

예끼마을이 지금의 모습이 된 배경을 아시나요? 이 마을은 1970년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주민들이 이주해 만든 '서부리'라는 마을을 예술로 재해석한 곳입니다. '예끼'라는 이름 자체가 '예술의 끼가 흐르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죠. 담벼락마다 그려진 그림들이 단순한 벽화가 아니라, 댐 아래 잠겨버린 고향을 기억하려는 주민들의 기록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골목을 걷는 발걸음이 달라졌습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걸어보니, 이곳의 핵심은 문화재 활용 방식입니다. 수변문화재 활용 사업(수몰 지역 문화유산을 예술·관광 자원으로 재생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 이 마을은, 단순한 관광지 개발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 보존이라는 목적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딘가 다른 예술마을보다 훨씬 진지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겁니다.

다만, 제 경험상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대치를 약간 조절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마을 규모 자체가 작아서 벽화 골목과 갤러리 몇 곳을 다 둘러봐도 30분이 채 안 걸립니다. "예술마을"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상시 운영되는 공방이나 체험 거리가 넉넉하지 않고, 운이 나쁘면 문 닫힌 갤러리 외벽만 보다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먹거리도 카페 몇 곳을 제외하면 딱히 없어서, 저는 꼬르륵 소리를 참으며 골목을 누볐습니다(웃음).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예끼마을 입구 공영주차장은 무료이며, 선성수상길까지 도보로 연결됩니다.
  • 마을 내 카페 '메밀꽃피면'은 식사와 음료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입니다.
  • 도산서원과 묶어서 반나절 코스로 계획하는 것이 시간 활용에 가장 효율적입니다.
  • 갤러리 운영 여부는 방문 전 사전 확인이 필수입니다.

2. 물 위를 걷는 부교, 선성수상길의 진짜 얼굴

예끼마을에서 안동호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마주하는 선성수상길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셨나요? 이곳의 정체는 부교(浮橋)입니다. 여기서 부교란 물 위에 띄운 구조물 위에 다리를 얹은 형태로, 땅에 고정된 일반 교량과 달리 수면 위에 떠 있어 수위 변화에 따라 함께 오르내리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걸을 때마다 다리 전체가 미세하게 출렁이는 특유의 감각이 있습니다.

선성수상길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리가 "끽끽" 소리를 내며 흔들릴 때 처음엔 순간 긴장했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안동호의 광활한 수면이 그 긴장을 금세 잊게 만들었습니다. 편도 약 1km가 넘는 이 부교 위를 걷다 보면 호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마치 수평선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제가 4월에 방문했을 때는 뙤약볕이 정말 사정없었습니다. 수변(水邊) 위에 완전히 노출된 구조라 그늘이 단 한 뼘도 없고, 호수 반사열까지 더해져 체감 온도가 상당했습니다. 여름철에는 자외선 차단제와 양산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굽 높은 신발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부교 특성상 흔들림이 꽤 있어서, 멀미에 예민하신 분들은 중간에 잠시 멈춰 수평선을 바라보며 균형감을 회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불편함을 상쇄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수상길 중간에는 수몰된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재현해 놓은 조형물과 풍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발밑 수십 미터 아래에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 담긴 학교가 실제로 잠겨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위를 걸으면서 풍금을 마주하는 순간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제가 거기서 카메라 셔터를 한동안 멈추지 못했던 것도 그 비현실적인 풍경 때문이었습니다. 경상북도 문화관광 자료에 따르면, 선성수상길 일대는 안동호 수몰 문화유산 보존 사업의 핵심 구간으로,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역사 체험 공간으로 기획된 곳입니다(출처: 경상북도 문화관광).

결론. 예끼마을·선성수상길, 어떻게 즐겨야 후회가 없을까

그렇다면 이 두 곳을 어떻게 묶어야 가장 알차게 즐길 수 있을까요? 제 경험상, 예끼마을을 먼저 가볍게 훑은 뒤 선성수상길로 이어가는 동선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차로 이동할 필요도 없이, 마을 주차장에 세워두고 도보로 두 곳을 모두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방문 시기에 대한 팁도 하나 드리자면, 이른 오전이나 해 질 무렵 방문을 권장합니다. 특히 일몰 직전 노을이 안동호 수면에 반사될 때의 장면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대표 수상 경관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남다릅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낮 시간대의 강렬한 햇빛과 반사열을 피하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경관 감상 동선(動線), 즉 이동 경로와 방향을 미리 계획하고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선이란 여행지 안에서 관람자가 이동하는 순서와 흐름을 뜻하는 말로, 사진을 잘 담기 위해서는 빛의 방향과 이동 방향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오전에는 동쪽에서 빛이 들어오므로, 수상길을 마을 방향에서 호수 쪽으로 걷는 것이 역광을 피하기에 유리합니다.

안동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예끼마을과 선성수상길은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그런 여행지입니다. 제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음엔 노을 질 때 다시 와야겠다"라고 혼잣말을 했을 정도니까요. 드라마틱한 절경보다 잔잔하게 마음 한편을 건드리는 여행을 찾으신다면, 6월의 안동 한번 진지하게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UKanpn6I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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