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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서의 두번째 여행스토리 (동피랑벽화마을, 동피랑굴촌, 통영활어시장)

by nyammi9 2026. 3. 6.

통영에서 찍은 이미지
통영에서 찍은 사진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명을 가진 항구 도시로, 연간 약 8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경남 최대 관광지입니다(출처: 통영시청). 처음 통영을 계획했을 때 저는 케이블카와 소매물도를 중심으로 일정을 짰는데, 막상 가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진짜 통영의 매력을 발견했습니다. 비가 내려 계획이 틀어진 덕분에 오히려 동네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만난 동피랑 골목길과 활어시장의 생생한 활기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1. 동피랑벽화마을, 골목 재생의 성공 사례

동피랑벽화마을은 2007년 재개발 위기에 처한 달동네를 예술로 살려낸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대표 사례입니다. 여기서 도시재생이란 낙후된 구도심에 문화·예술 콘텐츠를 입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당시 철거 예정이었던 이 동네를 살리기 위해 국내외 작가 105명이 모여 담벼락마다 벽화를 그렸고, 그 결과 지금은 통영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입구부터 알록달록한 색감 덕분에 기분이 절로 좋아졌습니다. 골목 굽이굽이 숨겨진 예쁜 그림들을 찾아내며 사진을 찍다 보니 오르막길이라 조금 숨이 차기도 했지만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작은 카페에서 마신 시원한 음료도 꿀맛이었고요. 무엇보다 꼭대기 동포루에서 내려다본 강구안 풍경은 가슴을 뻥 뚫어주더라고요.

일부에서는 동피랑이 상업화되면서 원래의 정취를 잃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여전히 주민들의 삶과 예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가 살아있었습니다.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와 화분 사이로 보이는 벽화, 골목 모퉁이에서 이웃과 수다 떠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오히려 이곳만의 진정성을 더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벽화가 주기적으로 새로 그려진다고 하니, 다음에 올 때는 또 어떤 그림이 있을지 기대되는 설렘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2. 동피랑굴촌과 통영활어시장, 통영 미식의 양대 축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동피랑 산책 후에 들른 동피랑굴촌은 이번 여행 최고의 맛집이었습니다. 사실 굴을 아주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갔는데, 여기서 나온 굴전과 굴무침을 먹어보더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비린 맛 하나 없이 우유처럼 고소하고 싱싱한 굴의 풍미가 예술이었습니다.

통영은 청정 해역 1등급 수질을 자랑하는 한산만을 끼고 있어 예로부터 굴 양식의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여기서 청정 해역 1등급이란 생식용 패류를 바로 채취할 수 있을 만큼 수질이 깨끗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통영 굴은 일반 굴보다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단맛이 강하고 육질이 탱탱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서비스로 주신 반찬들도 하나하나 남도 음식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있어서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뚝딱 비웠습니다. 든든하게 먹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어요.

저녁거리를 사러 간 통영활어시장은 말 그대로 '생동감'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저렴한 가격에 커다란 참돔과 쥐치를 바구니 가득 담아 주시는 할머님의 인심에 깜짝 놀랐습니다. 즉석에서 현란한 솜씨로 회를 쳐주시는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검정 비닐봉지에 담긴 묵직한 회를 들고 숙소로 돌아와 한 점 먹어보니, 쫄깃쫄깃하고 달큼한 맛이 시판 회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통영은 전국 최대 수산물 산지 경매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하루 평균 500여 톤의 활어가 거래됩니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활어는 대부분 선어가 아닌 활어 상태로 경매되기 때문에 신선도가 압도적입니다. 쉽게 말해 수조에서 살아 펄떡이는 생선을 바로 손질해 주는 시스템이라 도심 마트의 냉장 생선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이죠. 사람 사는 활기와 최고의 가성비를 동시에 느낀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통영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 중에는 케이블카나 유명 관광지만 챙기려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오히려 이렇게 동네 골목과 시장을 천천히 걸으며 느낀 통영의 일상이 더 인상 깊었습니다. 관광 명소보다 현지인의 삶이 녹아 있는 공간에서 진짜 통영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다시 통영을 찾는다면 맑은 날의 케이블카도 좋겠지만, 또다시 이 골목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여러분도 통영에 가신다면 계획에 없던 골목 하나쯤은 그냥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통영의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RhUuzNfKks&t=9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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